제 65호팀 윤슬
친구 따라 고등학교 가도 괜찮을까?
"우리 같은 고등학교 가자." 그 말에 거의 마음을 정했는데, 누군가 "거기 분위기 별로라던데?"라고 하니 다시 고민이 시작돼요. 다른 학교를 찾아보면 이번엔 "거긴 내신 어렵대"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고요. 아직 원서에 한 글자도 안 적었는데, 마음속 1지망은 벌써 몇 번이나 바뀌었어요. 알아볼수록 쉬워질 줄 알았는데, 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걸까요?
쉬는 시간마다 "너 A고 쓸 거지?"라는 말이 오가요. 친한 친구들이 대부분 그 학교에 간다고 하니, 나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요. 새 학교에서도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건 꽤 든든한 일이에요.
그런데 '친구들이 다른 학교에 간다고 했어도, 나는 A고를 골랐을까?' 생각해 보면 조금 망설여지기도 해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과 그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다른 학교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요.
친구들은 많지만 수업 분위기가 별로라는 A고, 분위기는 좋지만 내신이 어렵다는 B고. 이쯤 되면 거의 밸런스 게임이에요. 어느 쪽을 골라도 하나는 내려놓아야 해서 쉽게 정해지지 않아요.
이런 고민 끝에 B고를 1지망으로 정한 학생이 있었어요. 평소 자신이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친구들과 떨어지는 건 아쉬웠지만, 앞으로 3년 동안 매일 지낼 교실의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물론 1지망을 정했다고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니에요. "B고는 내신 따기 어렵다던데?", "생기부는 A고가 더 잘 챙겨준다던데?", "5등급제면 어디가 더 유리하지?" 이런 말을 듣다 보면 정했던 마음이 다시 흔들리기도 해요.
하지만 시험이 어렵다는 소문만으로 내신에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상대평가 과목은 지필·수행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같은 과목을 듣는 학생들 사이의 석차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니까요. 생각해 보면 처음 A고를 망설이게 한 "분위기 별로래"도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말이었어요. 적어도 내신이 걱정된다면, ‘~래'라는 말만 믿기보다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학교별 교육과정과 평가계획부터 살펴볼 수 있어요.
같은 반의 다른 친구는 A고도 B고도 아닌 학교를 보고 있었어요. 평소 영상 편집을 좋아하던 이 친구는 관련 학과가 있는 특성화고를 알게 됐어요. 배우는 내용을 찾아볼수록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지원하려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벌써 진로 정하려고?", "그냥 일반고 가는 게 낫지 않아?" 주변의 말도 신경 쓰이고, 나중에 관심사가 바뀌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어요. 일반고에서 조금 더 탐색해 보고 싶은 마음과, 지금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배워 보고 싶은 마음. 가고 싶은 학교가 생겨도, 선택은 여전히 쉽지 않아요.
누군가는 친구를, 누군가는 분위기를, 또 누군가는 배우고 싶은 분야를 보고 학교를 골라요. 정답이 없다는 건 알지만, 막상 내 원서 앞에 앉으면 그 말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밸런스 게임은 하나를 고르면 끝나지만, 고등학교는 고른 뒤부터 3년이 시작돼요. 1지망이 또 바뀌려 한다면, 누군가의 ‘~래'라는 말뿐 아니라 내가 바라는 학교생활도 함께 생각해 볼 만해요. "어느 학교가 더 좋대?"보다 "나는 어떤 학교생활을 하고 싶지?"라는 질문이 먼저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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