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호팀 세이프노트 윤슬
내가 좋아하는 걸 아직 모르겠다면
“좋아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을 들으면 이상하게 대답이 막힐 때가 있지 않나요? 싫어하는 건 금방 떠오르는데, 내가 뭘 좋아하는지는 생각보다 흐릿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좋아하는 걸 아직 잘 모르겠다면, 어디서부터 찾아보면 좋을까요?
좋아하는 걸 바로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에요. 어떤 사람은 취미나 관심사가 금방 떠오르지만, 어떤 사람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느낄 수도 있죠. 좋아하는 건 처음부터 이름표처럼 딱 붙어 있는 게 아니니까요.
평소에는 “내가 뭘 좋아하지?”를 생각할 시간보다,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공부하고, 숙제하고, 친구 답장하고, 잠깐 쉬려고 폰을 보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죠. 그래서 좋아하는 게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제대로 살펴볼 틈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좋아하는 것이 꼭 특별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악기를 잘 다루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누가 봐도 멋진 취미가 있어야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자주 듣는 노래, 괜히 다시 보게 되는 영상,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도 충분한 단서가 되기도 해요.
좋아하는 걸 찾을 때는 “내가 잘하는 것”보다 “자꾸 돌아가게 되는 것”을 먼저 봐도 좋아요. 딱히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계속 찾아보는 것, 시간이 남으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별 이유 없이 오래 머무는 것들 말이에요. 그런 작은 반복 안에 생각보다 많은 힌트가 숨어 있기도 해요.
그럼, 이제 좋아하는 걸 어떻게 찾으면 좋을지 알아볼까요? 먼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계속 하는 것을 살펴봐요. 분명 공부하려고 폰을 켰는데 어느새 특정 유튜버 영상만 보고 있다거나, 릴스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영상 앞에 자꾸 멈춰 있는 순간처럼요.
디스코드나 단톡방에서 유난히 말이 길어지는 주제도 힌트가 될 수 있어요. 게임, 음악, 음식, 그림, 옷, 운동처럼 자주 꺼내는 이야기가 있다면 한 번쯤 기억해 보세요. 좋아하는 건 거창한 취미 이름보다, 평소에 자주 머무는 장면에서 먼저 보이곤 해요.
관심이 가는 걸 찾았더라도 처음부터 “이걸 취미로 해야지”라고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대신 “어? 이거 관심이 가는데 조금 더 해볼까?”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보는 거예요. 취미라고 생각하면 갑자기 장비를 사야 할 것 같고, 꾸준히 해야 할 것 같고, 잘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죠.
처음부터 그렇게 크게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림이 궁금하면 낙서 한 장, 운동이 궁금하면 10분 걷기, 글쓰기가 궁금하면 짧은 메모 한 줄이면 충분해요. 중요한 건 “이걸 계속 좋아해야 해”가 아니라, “한 번 해봤더니 나랑 맞는지 보자”에 가까워요.
다음으로, 해본 뒤에 하고 난 느낌을 살펴봐요. 어떤 건 오래 했는데도 별로 남는 게 없고, 어떤 건 잠깐 했는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어요. 좋아하는 걸 찾을 때는 얼마나 오래 했는지보다, 하고 난 뒤에 어떤 느낌이 남았는지가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길게 기록할 필요는 없어요. “생각보다 괜찮았네”, “다음엔 안 해도 될 것 같아”, “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갔네”처럼 가볍게 떠올려도 충분해요. 끝나고 나서도 자꾸 생각나거나, 다음에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면 꽤 잘 맞는 일일지도 몰라요.
물론 해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일 수도 있어요. 예전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괜히 시간을 버린 건 아니에요. 나와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하나씩 구분해 본 셈이니까요.
좋아하는 걸 꼭 한 번에 소개할 수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 바로 “내 취미는 이거야”라고 정리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오늘은 거창한 취미를 정하기보다, 별생각 없이 또 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한 번만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